HEALTH INFORMATION
테니스엘보, 마사지로 풀면 낫는 걸까요?
2026.09.18
안녕하세요. 부개3동에서 진료하고 있는 복한의원 원장입니다.
테니스를 치거나 골프를 하시는 분들뿐 아니라 마우스를 많이 쓰거나, 물건을 반복해서 들거나, 손을 많이 사용하는 분들 중에는 팔꿈치 바깥쪽이나 안쪽 통증 때문에 고생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요즘 영상을 보면 이런 내용도 자주 접하게 됩니다.
“여기를 1분만 눌러보세요.”
“5분만 스트레칭하면 테니스엘보가 좋아집니다.”
실제로 따라 해보면 신기하게 통증이 조금 줄어드는 분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정말 테니스엘보는 굳은 근육을 마사지해서 풀어주면 해결되는 문제일까요?
제가 진료실에서 테니스엘보 환자분들을 치료하면서 느끼는 것은 조금 다릅니다.
테니스엘보는 단순히 근육이 뭉쳐서 생긴 통증이라기보다는, 손과 손목을 반복해서 사용하면서 힘줄에 부담이 오랫동안 누적된 상태로 보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테니스엘보는 단순한 근육통과 다릅니다
평소 하지 않던 운동을 많이 했다든지, 하루 종일 무거운 물건을 들었다든지 해서 팔 전체가 뻐근한 경우라면 단순한 근육 피로일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충분히 쉬고 사용량을 줄이면 비교적 빨리 좋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테니스엘보는 양상이 조금 다릅니다.
팔꿈치 바깥쪽 뼈에는 손목과 손가락을 펴는 근육의 힘줄이 붙어 있습니다.
물건을 꽉 쥐거나, 손목을 뒤로 젖히거나, 라켓을 잡거나, 마우스를 반복해서 사용할 때 이 힘줄에는 계속 장력이 걸립니다.
이런 동작이 수개월, 때로는 수년 동안 반복되면 힘줄이 충분히 회복되기 전에 또다시 자극을 받게 됩니다.
그러면서 힘줄 조직의 상태가 점차 변하고, 통증이 반복되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오래된 테니스엘보는 단순히 “염증이 조금 생겼다” 정도로 보기보다는 힘줄 자체에 변성이 진행된 건병증으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사지하면 왜 바로 덜 아플까요?
팔꿈치 통증이 있는 분들이 마사지를 하고 나서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있습니다.
“원장님, 눌렀더니 바로 덜 아픈데요?”
실제로 그럴 수 있습니다.
우리 몸은 통증 자극뿐 아니라 압박, 접촉, 진동 같은 여러 감각을 동시에 받아들입니다.
아픈 곳을 강하게 문지르거나 압박하면 촉각 자극이 증가하면서 통증이 일시적으로 덜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이런 현상을 설명할 때 흔히 관문조절이론을 이야기합니다.
주변 근육이 긴장되어 있던 경우에는 마사지를 통해 근육 긴장이 줄어들면서 편안해지는 느낌도 생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마사지 직후 통증이 줄어드는 것과 힘줄 자체가 회복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마사지한 뒤 잠시 괜찮아서 다시 평소처럼 물건을 들고 손을 쓰면 몇 시간 뒤 또는 다음 날 다시 통증이 올라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이유로 저는 테니스엘보를 단순히 “근육이 뭉쳤으니 풀면 된다”는 방식으로 접근하지 않습니다.

아픈 힘줄을 계속 세게 누르는 것은 오히려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환자분들 중에는 아픈 곳을 찾아서 하루에도 몇 번씩 팔꿈치 뼈 주변을 꾹꾹 누르는 분들이 있습니다.
마사지볼을 대고 강하게 문지르기도 하고, 아플수록 더 세게 눌러야 풀린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주변 근육이 많이 뭉쳐 있다면 전완부 근육을 부드럽게 풀어주는 것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예민해진 힘줄 부착부를 반복해서 강하게 누르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테니스엘보에서 중요한 것은 아픈 곳을 얼마나 많이 풀었느냐가 아니라,
왜 이 힘줄에 계속 부담이 들어가고 있는지를 찾는 것입니다.
팔꿈치가 아파도 원인은 손목과 손의 사용에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테니스엘보라는 이름 때문에 많은 분들이 팔꿈치만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손목과 손의 반복적인 사용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물건을 꽉 쥐는 동작,
마우스를 오래 사용하는 동작,
프라이팬이나 냄비를 드는 동작,
수건을 짜는 동작,
테니스 라켓이나 골프채를 강하게 쥐는 동작처럼
손목과 손가락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과정에서 팔꿈치 바깥쪽 힘줄에 부담이 전달됩니다.
그래서 치료를 할 때도 팔꿈치 한 곳만 보는 것보다는 손목과 전완부 전체의 움직임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의학에서는 이런 문제를 ‘근’과 ‘경근’의 관점에서 봅니다
한의학에서는 근육과 힘줄처럼 몸을 움직이고 관절을 잡아주는 조직을 오래전부터 ‘근(筋)’의 개념으로 다뤄왔습니다.
또한 근육과 힘줄이 서로 연결되어 움직이는 기능적인 흐름을 경근의 관점에서도 살펴봅니다.
현대 해부학의 힘줄 하나와 한의학의 근이나 경근이 완전히 같은 개념은 아니지만, 통증이 있는 한 점만 보지 않고 움직임 전체를 함께 본다는 점에서는 임상적으로 상당히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팔꿈치 바깥쪽만 아프다고 해서 그 부분만 치료하지 않습니다.
손가락을 꽉 쥐었을 때 통증이 생기는지,
손목을 뒤로 젖힐 때 통증이 재현되는지,
전완부 근육이 지나치게 긴장되어 있는지,
손목의 움직임이 부드러운지,
어깨와 팔의 움직임이 떨어지면서 팔꿈치가 더 많은 부담을 받고 있지는 않은지,
이런 부분을 함께 확인합니다.
한의학적으로 보면 통증이 있는 부위뿐 아니라 그 부위와 연결되어 움직이는 근과 경근의 상태를 함께 살펴보는 것입니다.
그래서 테니스엘보에서 침치료를 많이 활용합니다
테니스엘보는 침치료가 비교적 잘 활용되는 근골격계 질환 가운데 하나입니다.
외측상과염을 대상으로 한 임상연구에서도 침치료 후 통증과 팔의 기능, 악력 등이 개선되는 결과들이 보고되어 왔습니다.[1][2]
제가 실제로 치료할 때도 단순히 팔꿈치 아픈 곳에 침 몇 개를 놓고 끝내지는 않습니다.
팔꿈치 주변의 통증 부위와 힘줄 부착부를 살펴보고,
전완부에서 지나치게 긴장된 근육을 찾고,
손목 움직임에 관여하는 근육과 경근의 상태를 함께 확인해서 치료합니다.
침치료는 과도하게 긴장된 근육을 이완시키고 통증을 조절하면서 팔꿈치와 손목의 움직임을 회복시키는 데 활용할 수 있습니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전기침이나 약침치료 등을 함께 사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방식은 단순히 아픈 곳을 계속 문지르는 것과는 접근 자체가 다릅니다.
어디가 아픈가만 보는 것이 아니라, 왜 그곳에 계속 부담이 걸리고 있는지까지 함께 치료하는 것입니다.
통증이 줄었다고 바로 다시 많이 쓰면 재발하기 쉽습니다
테니스엘보 치료에서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 있습니다.
통증이 조금 줄었다고 해서 바로 원래처럼 팔을 쓰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치료를 받고 당일에는 많이 좋아졌는데 며칠 뒤 다시 아프다고 하는 분들을 보면, 다시 평소와 똑같은 양으로 손과 팔을 사용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미 힘줄이 반복적인 과사용으로 약해져 있는 상태에서는 어느 정도 회복 시간을 줘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테니스엘보 치료를 세 가지 과정으로 봅니다.
첫 번째는 현재의 통증을 줄이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팔꿈치에 계속 부담을 주고 있는 손과 손목의 사용 방식을 교정하는 것입니다.
세 번째는 통증이 줄어든 뒤 힘줄이 다시 부하를 견딜 수 있도록 적절한 스트레칭과 운동을 시행하는 것입니다.
이 세 가지가 함께 가야 치료가 안정적으로 진행됩니다.
마사지보다는 스트레칭과 운동이 더 중요합니다
저는 테니스엘보에서 마사지보다는 적절한 스트레칭과 운동을 더 중요하게 봅니다.
힘줄은 단순히 쉬게만 한다고 좋아지는 조직이 아닙니다.
통증이 어느 정도 조절된 뒤에는 적절한 자극과 부하를 주면서 다시 힘을 견딜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팔꿈치와 손목 주변 근육을 천천히 늘려주는 스트레칭,
손목을 움직이는 근육을 단계적으로 강화하는 운동,
그립을 지나치게 강하게 잡지 않는 습관,
손목을 반복적으로 뒤로 젖히는 동작을 줄이는 것 등이 중요합니다.
결국 치료의 목표는 단순히 “지금 안 아픈 상태”가 아닙니다.
다시 물건을 들고, 일을 하고, 운동을 해도 팔꿈치가 버틸 수 있는 상태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테니스엘보는 왜 이렇게 오래갈까요?
팔꿈치 통증으로 오시는 분들이 가장 답답해하는 부분입니다.
“왜 이렇게 오래가요?”
“다른 곳은 금방 나았는데 팔꿈치는 왜 몇 달씩 아파요?”
힘줄의 특징을 이해하면 조금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힘줄은 근육보다 혈액 공급과 대사가 상대적으로 적고, 회복 속도도 느린 조직입니다.
게다가 테니스엘보는 한 번 크게 다쳐서 생기는 경우보다는 오랫동안 반복적인 자극이 쌓이면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밧줄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새 밧줄은 단단하고 섬유가 가지런합니다.
하지만 계속 잡아당기고 비틀고 사용하면 조금씩 섬유가 흐트러지고 닳기 시작합니다.
힘줄도 비슷합니다.
반복적인 부하가 계속되면 콜라겐 배열이 흐트러지고 조직의 성질이 변하면서 통증이 반복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통증은 며칠 전에 시작됐다고 해도 실제 힘줄의 변화는 그보다 훨씬 전부터 시작됐을 수 있습니다.
젊은 사람에게도 힘줄의 퇴행성 변화는 생길 수 있습니다
“저는 아직 젊은데 왜 퇴행성이라는 말을 쓰나요?”
이런 질문도 많이 받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퇴행성 변화는 단순히 나이가 많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반복적으로 사용하면서 조직에 미세한 변화가 누적되었다는 의미에 더 가깝습니다.
현대인은 생각보다 손을 많이 씁니다.
휴대전화를 하루 종일 사용하고,
마우스와 키보드를 반복해서 쓰고,
운동을 하고,
육아를 하고,
조리나 작업을 하면서 손과 손목을 계속 사용합니다.
그래서 테니스나 골프를 하지 않는 분에게도 테니스엘보와 골프엘보가 흔하게 생깁니다.
근육통인지 힘줄 문제인지 구분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팔을 갑자기 많이 쓴 다음 근육 전체가 넓게 뻐근하고 며칠 쉬었을 때 빠르게 좋아진다면 단순한 근육 피로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힘줄 문제를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팔꿈치 바깥쪽이나 안쪽 뼈 주변을 누르면 아픈 경우,
컵이나 프라이팬을 들 때 아픈 경우,
수건을 짜거나 문고리를 돌릴 때 통증이 생기는 경우,
물건을 꽉 쥐면 팔꿈치 통증이 심해지는 경우,
손목을 움직일 때 팔꿈치 통증이 재현되는 경우,
쉬었는데도 통증이 계속 반복되는 경우,
통증 때문에 물건을 들 때 힘이 빠지는 경우입니다.
이런 상태라면 계속 마사지하면서 기다리기보다는 어떤 힘줄에 문제가 생겼는지 확인하고 치료하는 것이 좋습니다.

결국 테니스엘보는 ‘풀어주는 치료’보다 ‘회복시키는 치료’가 중요합니다
테니스엘보 환자분들에게 제가 가장 강조하는 부분입니다.
팔꿈치가 굳어서 생긴 병이라고 생각하면 계속 마사지하게 됩니다.
하지만 테니스엘보는 단순히 뭉친 것을 풀어준다고 해결되는 병이 아닙니다.
반복적인 과사용으로 힘줄에 부담이 쌓이고, 힘줄과 주변 근육의 균형이 무너진 것이 문제입니다.
따라서 한의학적으로도 통증 부위 하나만 보는 것이 아니라 팔꿈치와 손목을 움직이는 근육과 힘줄, 경근의 긴장 상태를 함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침치료를 통해 통증을 줄이고 주변 근육의 긴장을 조절하면서,
손과 손목의 사용 방법을 교정하고,
적절한 스트레칭과 운동으로 힘줄이 다시 힘을 견딜 수 있도록 만드는 것.
저는 테니스엘보 치료에서 이 과정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1분 만에 통증이 없어졌다”는 것보다 훨씬 중요한 것은
앞으로 다시 손을 쓰고 일을 하고 운동을 해도 통증이 반복되지 않도록 회복시키는 것입니다.
참고문헌
- A Multi-Center International Study of Acupuncture for Lateral Elbow Pain – Results of a Randomized Controlled Trial
- Acupuncture in Chronic Epicondylitis: A Randomized Controlled Trial